작성자 관리자 (admin) 등록일 2009.03.17 조회수 2088
제목 전국 형사법 교수 132인의 성명

우리는사형집행의재개를강력하게반대합니다

○ 서명범위: 전국 대학의 형사법 전공 교수
○ 서명내용: 아래 본문
○ 서명기간: 2009년 3월 6일(금)~3월 11일(수)
○ 서명교수 명단 (총 132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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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경래(건양대), 강영철(단국대), 곽병선(군산대), 고봉진(제주대), 고시면(영동대),
김경락(대구외대), 김두식(경북대), 김상호(동아대), 김선복(부경대), 김성돈(성균관대), 김성천(중앙대), 김신규(목포대), 김영환(한양대), 김용세(대전대), 김용욱(배재대), 김인선(순천대), 김인회(인하대), 김일수(고려대), 김재봉(한양대), 김재윤(전남대), 김종구(조선대), 김창군(제주대), 김태명(전북대), 김현수(제주대), 김형준(중앙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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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혜경(계명대), 김혜정(영남대), 노명선(성균관대), 노호래(세명대), 류전철(전남대),
류석준(영산대), 류화진(영산대), 문준영(부산대), 문채규(부산대), 민영성(부산대),
박강우(충북대), 박기석(대구대), 박노섭(한림대), 박달현(전남대), 박영규(경기대),
박용철(서강대), 박은정(서울대), 박종선(백석대), 배종대(고려대), 백원기(인천대),
변종필(동국대), 서보학(경희대), 손병현(한라대), 송광섭(원광대), 송문호(전북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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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시섭(동아대), 송희진(초당대), 신동운(서울대), 신양균(전북대), 신이철(원광디지탈대), 신치재(한남대), 심재무(경성대), 심희기(연세대), 안경옥(경희대) 안성조(선문대),
안원하(부산대), 양문승(원광대), 원형식(공주대), 원혜욱(인하대), 오경식(강릉대), 오병두(홍익대), 오영근(한양대), 유용봉(한세대), 유인창(중부대), 윤동호(제주대), 윤상민(원광대), 윤영철(한남대), 윤용규(강원대), 윤종행(충남대), 이건호(한림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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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경렬(숙명여대), 이근우(경남대) 이기헌(명지대), 이덕인(부산정보대), 이명복(동국대),
이만종(호원대), 이보영(호서대), 이상원(서울대), 이석배(단국대), 이승준(대전대),
이승호(건국대), 이용식(서울대), 이인영(백석대), 이인영(홍익대), 이정원(영남대),
이정훈(중앙대), 이진국(아주대), 이찬엽(서남대), 이창호(경상대), 이호중(서강대),
임석원(부경대), 장규원(원광대), 장영민(이화여대), 장중식(대구가톨릭대), 장한철(호원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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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수영(조선대), 전지연(연세대), 정승환(고려대), 정한중(한국외국어대), 정현미(이화여대),
정희철(대구가톨릭대), 조 국(서울대),조기영(전북대), 조병선(청주대), 조상제(아주대),
조현욱(한남대), 차정인(부산대), 천진호(동아대), 최병각(동아대), 최병문(상지대),
최석윤(한국해양대), 최우찬(서강대), 최정학(방송대), 최종식(일본 큐슈대), 최준혁(울산대),최호진(단국대), 하태영(동아대), 하태훈(고려대), 한영수(아주대), 한인섭(서울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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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봉선(신라대), 홍영기(가톨릭대), 홍승희(원광대), 황만성(원광대), 황정익(탐라대),
허일태(동아대), 황태정(경기대).



연락처: 한인섭(ishan@snu.ac.kr )
허일태(ithuh@dau.ac.kr )




우리는사형집행의재개를강력하게반대합니다

―전국의 형사법교수 132명 일동―

최근 몇몇 연쇄살인사건을 계기로 사형집행을 재개하려는 주장들이 나오고 있습니다. 특히 정치인들의 잇따른 사형재개 발언과 법무부에서 사형의 재집행 여부를 검토하겠다는 보도를 대하면서, 작금의 사태전개에 심각한 우려를 표합니다. 사형의 문제는 우리사회의 인권과 정의실현 정도의 척도이기 때문입니다.

현재 59명의 사형수를 두고 있는 우리나라에서 지난 11년간 사형을 미집행함으로써, 한국은 이미 ‘사실상의 사형폐지’(abolitionist in practice) 국가가 되었습니다. 그럼에도 이러한 소중한 성과를 한순간에 뒤집을 수 있는 사형집행움직임은 전세계적인 사형폐지 추세에 역행하는 것이고, 인권후진국으로의 전락을 의미합니다.

이에 전국의 형사법학자들은, 지속적이고 깊이 있는 연구를 바탕으로, 사형의 재집행은 결코 허용될 수 없다는 확신에서 이를 강력히 반대합니다. 우리의 조국에서는 어떠한 사형도 없어져야 할 것입니다.

1. 사형은 야만적이고 비정상적인 형벌로, 헌법상 보장된 인간의 존엄과 가치를 근본적으로 부인하는 형벌입니다.

2. 사형폐지는 오늘날 범세계적 추세입니다. 해마다 2~3개의 국가에서 사형제를 폐지하고 있으며, 사형을 폐지하거나 10년 이상 처형하지 않는 국가도 전세계 197개국 중 138개국이나 됩니다. 이에 반해 최근(2007년) 한 해 동안 사형을 집행한 국가는 24개국에 불과합니다.

3. 사형이 살인범을 억제하는 효과적인 방법이라는 주장은 과학적인 근거가 없습니다. 사형제도의 존치 여부가 살인율의 변화에 실질적 영향을 미치지 못함은 세계적으로 증명되고 있기 때문입니다. 사형의 위협이 두려워 살인을 억제하려는 연쇄살인범은 없습니다.

4. 생명의 존엄성을 보호해야 할 국가가 사형이라는 제도적 살인의 주체가 되어선 안 됩니다.

5. 모든 판결에는 오판가능성이 없지 않습니다. 살인범죄의 경우에도 오판의 사례가 적지 않습니다. 살인죄에 대한 유죄확정자 중에서도 사법부의 재심을 통해 무죄판결이 확정된 사례도 이미 수십 건 이상이 쌓여 있습니다. 불완전한 인간의 재판으로 돌이킬 수 없는 생명박탈은 용납될 수 없습니다.

6. 세계의 역사는 사형의 정치적 남용의 사례로 가득 차 있습니다. 종교적 동기에 의한 사형, 정치권력의 유지를 위한 사형, 정치적 효과를 겨냥한 처형, 특정 집단에 대한 편견의 산물인 사형이 이어졌습니다. 민주화된 국가라 할지라도 사형집행의 대상 중에는 소수자, 약자의 집단 중에 선택되는 경우가 적지 않습니다.

7. 사형수는 “인간이기를 포기한 죄”를 저질렀다고 하나, 아무리 흉악범이라고 해도 개선 가능성을 부인할 수 없습니다. 그들도 인간입니다. 사형은 인간의 개선가능성을 원천적으로 부인하는 것입니다.

8. 장기자유형은 실제로 사형에 대한 대체효과를 가져옴이 모든 나라의 역사입니다. 오늘날 국가는 사형을 이용하지 않고서도 교도소에서의 장기간 격리를 통해 흉악범의 재범위험성을 제어할 수 있는 능력을 갖고 있습니다.

9. 피해자의 법감정에 비추어 사형이 필요하다는 주장을 합니다. 그러나 피해자보호를 위해서는 피해자와 그 가족을 위한 정신적, 물질적 지원과 그들에 대한 공동체의 따뜻한 위로와 관심이 더욱 중요합니다. 사형제가 인간의 응보욕구를 일부 채워주는 점은 없지 않겠지만, 사형을 통해 피해자가 얻을 수 있는 실제 이익은 없습니다.

10. 사형은 직무상 사형집행에 관여할 수밖에 없는 교도관들의 인권을 침해합니다.

11. 사형의 실행 여부는 북한과 대한민국을 가르는 의심할 나위 없는 인권지표입니다. 북한의 공개처형과 같은 인권문제를 확실히 비판할 수 있기 위해서는 대한민국은 적어도 사형미집행을 통해 선도적 우위성을 계속 유지해야 합니다.

12. 사형폐지를 시기상조로 보는 여론이 더 우세하다고 합니다. 그렇지만 사형의 대안으로서 가석방 없는 절대적 종신형을 도입하면 또 여론조사 결과가 달라질 수 있습니다. 국회 및 행정부는 단순 여론조사를 통해 나타나는 의견에 추종하거나 편승해서는 안 됩니다. 다행히 우리나라에서도 16대, 17대, 18대 국회에서<사형폐지를 위한 특별법안>이 계속 발의되었습니다. 행정부에서는 1997년말 이래 사형집행을 유예하고 있습니다. 이러한 11년 이상 지속되어온 흐름을 토대로, 이제 사형의 폐지를 위한 실질적 논의를 해가야 할 때입니다.

13. 사형집행의 재개를 말할 때, 그것이 일시적 사건이나 감정에 의해 좌우되어서는 안 됩니다. 대신 우리는 사형과 그 대체형에 대한 진지한 논의를 할 준비가 되어 있습니다. 사형을 폐지하지 않더라도, 사형에 대한 제도적 유예조치(moratorium)를 최소전제로 하고, 그 바탕 위에서 우리 국가와 사회가 진일보한 대안을 만들어낼 수 있는 준비를 해가야 할 것입니다.

14. 하나의 인간의 생명은 전지구보다 무겁습니다. 살인범이 인간의 생명을 경시했다고, 그에 대처하는 국가가 생명을 경시하는 것은 잘못입니다. 국가는 제도의 운용을 통해 인간의 생명가치를 고양시켜가는 방향으로 행동해야 합니다.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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